육아를 하다

36개월 어록 — 닭장 속 병아리들

Banaaan 2026. 8. 26. 12:58

닭장에 병아리들이랑 인사하고 올게 🐣

아빠가 골프 연습장에 다녀오겠다고 하면서 "닭장 좀 다녀올게"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뒤로 아이는 아빠가 나갈 때마다 자기도 닭장에 가고 싶다고 한다. "나도 닭장에 가고싶다.. 아빠 병아리들이랑 인사하고 오겠다"라면서. 골프 연습장 타석을 닭장이라고 부른 어른들 말장난이, 아이 머릿속에서는 진짜 병아리가 있는 곳이 됐다.

근데 충전이 뭐야? 🔌

매일 밤 자기 전엔 '엄마충전시간'이 있다. 엄마와 포옹하고 뽀뽀하고 나면 "충전 다했다"고 말하고 아빠와 자리에 눕는다. 그런데 그날 밤엔 눕자마자 물었다. "아빠 근데 충전이 뭐야? 충전 어떻게 하는거야?" 몇 달째 매일 하던 말인데, 정작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고 있었던 거다.

꽃이 무성해, 해가 저물어가 🌻

산책하다가 갑자기 어른스러운 말투가 튀어나올 때가 있다. "꽃이 무성해~", "해가 저물어가~"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는 표현들을 이렇게 불쑥 꺼낼 때마다 웃음이 난다.

안 간지럽게 해주려고 뿌리는 물 🚿

며칠 전 샤워를 하던 중이었다. 아이가 바가지에 물을 받더니 나한테 꼭 뿌려주고 싶다고 했다. "엄마 안 뿌리고 싶은데..."라고 했더니 돌아온 대답이 이랬다. "엄마가 간지러울까봐 내가 걱정되서 이 물을 꼭 뿌려주고싶어. 이거 뿌리면 안 간지럽거든~" 물을 뿌리면 간지러움이 없어진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걸 본인도 알면서 저런 이유를 갖다 붙이는 게, 그냥 뿌리고 싶어서 뿌리고 싶다고 하기는 싫었나 싶어서 더 웃겼다.


아직 뜻도 모르면서 어른들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나이. 그 말들이 아이 안에서 어떻게 섞이고 있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