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다

이유식 회고 — 현타에서 시작해 알게 된 것들

Banaaan 2026. 7. 28. 21:24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현타가 왔다 🤯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걸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였다. 재료 하나씩 며칠 텀을 두고 테스트하고, 간도 하면 안 되고, 알레르기 유발 식품은 순서도 따로 있고, 이유식 책엔 몇 개월 몇 주 차엔 무슨 재료를 써야 하는지가 표로 정리되어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쌀가루를 체에 거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릴 때 미역국에 밥 말아먹고도 잘 컸다는데, 왜 지금은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해야 하는 걸까.

찾아보니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

궁금해서 찾아봤다. 돌 전 아기는 콩팥이 나트륨을 처리하는 능력이 성인과 비교가 안 될 만큼 약해서, 어른 반찬의 염분도 아기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알레르기 유발 식품도 예전처럼 무조건 늦게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해진 시기에 한 가지씩 조심스럽게 도입하는 게 최근 기준이라는 것. 왜 미음부터 시작해서 진밥까지 단계를 밟는지, 왜 한 재료씩 며칠 지켜보라는 건지 하나씩 이유가 있었다. 알고 나니 그동안 그냥 귀찮은 규칙이라고만 생각했던 게 조금 다르게 보였다.

열심히보다는 편한 방법을 찾았다 😅

이유를 알았다고 이유식을 열심히 한 건 아니었다. 정확히는 그 규칙 안에서 내가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했다. 쌀로 만드는 베이스와 고기류는 직접 만들었고, 야채는 손질된 것을 사서 썼다. 다 만들려고 하면 지치니까, 할 수 있는 부분과 사서 해결할 부분을 나눈 셈이었다.

가이드라인과 조금 달라도 큰일은 안 났다 ✅

그렇게 몇 달을 지내다 보니 알게 된 게 있다. 순서가 하루이틀 밀리거나, 재료 하나를 건너뛰거나, 텀을 며칠 짧게 뒀다고 해서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다. 가이드라인은 가이드라인일 뿐, 거기서 조금 벗어난다고 큰일이 나는 건 아니었다. 결국 각자의 상황과 아이 컨디션에 맞게 진행하면 되는 문제였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육아를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

이유식 정보를 찾아볼 때마다, 정해진 시기와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뭔가 잘못될 것처럼 말하는 분위기를 느낄 때가 있다. 이유식뿐 아니라 발달 체크리스트도 비슷하다. 그 불안감 때문에 오히려 육아가 더 힘들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유식에 이유가 있다는 건 알게 됐지만, 그 이유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따라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이유를 알고, 그 안에서 각자 편한 방법을 찾아 진행하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다.